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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룸메

룸메 밥 - 테라카니스 퓨어미트 칠면조

우리 룸메는 입맛 까다롭기가 아주... 그렇다.

 

심한 욕을 하고 싶을 만큼 사료의 편식과 호불호가 심하셔서

이제 5살이 되셨지만 시중에 나와있는 대부분의 사료를 먹어보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던 과거의 어느 날,

나는 여느때와 같이 룸메의 새로운 밥을 물색하고 있었는데

이런 것을 보았다.

 

 

테라카니스 광고 중, 완성된 캔사료를 사람이 떠먹는 장면.

 

 

..... 뭐야 이거... 새로워...

사람이 대놓고 퍼먹는 사료라니... 룸메한테도 안심하고 먹일 수 있겠다!

 

그래서 주문했다.

 

 

테라카니스 퓨어미트 칠면조

 

 

이름이 퓨어미트다. 순수 고기.

왠지 안 봐도 내용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지만 혹시나 해서 확인.

 

성분을 보면

칠면조 심장, 칠면조 간, 아마인유(=아마씨유), 유기농 달걀껍질 가루 등.

 

아마씨유는 오메가3, 달걀껍질은 칼슘 보충인 것 같다.

 

그런데 왜 고기가 들은 것만 샀느냐 하면,

원래 먹던 알갱이 사료가 있는데

처음 며칠은 잘 먹더니

또 다시 그놈의 편식병이 도졌는지 입에서 뱅글뱅글 굴리다 퉤 뱉어버리고는

밥은 안 먹고 놀기만 해서 ㅠㅠㅠㅠㅠㅠㅠ

 

알갱이 사료에 섞어줄 요량으로 고기만 사보았음.

 

산책 후 한참 허기를 느낄 식사시간에 캔을 따보았다.

 

 

내용물이 응 나 고기야. 하는 것 같다.

 

 

꼭 강동원 참치캔 같은 냄새가 난다.

내가 캔을 들고 킁킁 냄새를 맡고 있으니

 

룸메가 옆에서

야 그거 내꺼 아니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하.....

 

 

좌-그릇에 덜어서 수저로 꾹 눌러봄 / 우-한 숟갈 푹 퍼내도 고기만 보임.

 

알갱이 사료도 합세. 맛있어 보인다.

 

 

섞지 않고 주면 알갱이는 죄다 골라내고

캔사료만 먹을 것 같아서 쉐킷쉐킷 잘 비벼서

식탁에 대령해드렸다.

 

 

낼름낼름. 잘 먹는다. 감격......

 

 

처음에는 슬금슬금 건달같은 포스로 다가와서 냄새만 맡더니

 

첫 낼름 이후로는 알갱이 사료도 오독오독 잘 씹어먹고

냠냠 잘 먹는다 ㅠㅠㅠㅠㅠㅠㅠ 감격

 

아니, 내가 뭐 너한테 대학 졸업장을 바라냐 박사 학위를 바라냐

밥만 좀 잘 먹자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음......

 

이렇게 잘 먹을 줄 알았으면 진작 사줄걸....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옆에서 허탈하게 앉아있는 동안

 

 

진짜 맛있었나봄. 다 먹었는데 또 다시 와서 진짜 다 먹었나 검사하는 중.

 

 

밥그릇 싹싹 비우고

아쉬웠는지 다시 와서 검사까지 함.

 

그래.... 맛있었으면 됐다....

 

근데 나는....

솔직히 좀 불안해.... 며칠 있다가 또 이거 안먹을 거 아니지...??

아니라고 해줘....

 

빈 그릇을 치우고, 남은 캔을 보관해야하는데...

 

캔 용량이 400g인데, 엄청 꽉꽉 눌러 담겨있어서

이게... 반찬통에 다 담기려나...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남은 캔은 유리로 된 반찬통에 보관한다. 양이 많이서 든든.

 

 

(수저로 꾹꾹 눌러서) 아슬아슬 딱 맞게 담겼다.

당분간 밥 시간에는 편식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밥 다 먹었으니 쓰다듬어. 라는 거만한 표정의 룸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