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집 안에 갑자기 쌀나방이 생겼다.
한 마리를 잡으면 또 한마리가 팔랑팔랑 나타난다.
바톤 터치를 하는 것도 아닐텐데 진짜 기묘하다.
잡아도 잡아도 어디선가 계속 나타난다.
너무 짜증이 나서 니놈의 정체를 알면 퇴치하기 쉽겠다는 생각에 찾아보니
쌀나방의 본명은 화랑곡나방이며
4~10월에 많이 출몰, 집에 있는 쌀, 기타 곡물에 알을 낳아서
알에서 나온 애벌레가 쌀을 먹고 또 다시 성충이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우리집 어딘가에서 겨울을 잘 나고
날이 따뜻해져서 부화한 녀석이라는 소리다.
우리집 쌀은 냉장고에 잘 들어가있으니 쌀은 아닐거고.
도대체 어디서 나온걸까 하며 계속 검색해보니
화랑곡나방의 애벌레는 턱이 어마무시하게 튼튼해서
쌀포대나 비닐도 뚫고 들어갈 수 있다고.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럼 뭐야. 어디든 다 있을 수 있단 얘기 아니야??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서 우선 사놓은지 좀 됐다 싶은 과자나 라면류는 죄다 밖에 내다놓고
날개달린 놈들부터 어떻게 좀 해보자 싶어서
퇴치법을 검색하는데
이놈들을 꼬드기는 트랩을 팔고 있었다. 와.
맛있는 냄새로 트랩에 꼬이게 하는게 아니고
무려 페로몬으로 유인해서 트랩에 묻어있는 끈끈한 접착제에 붙게 하는 것.
음... 그래 페로몬은 참기 힘들겠지... 이해한다 (???)
그래서 주문했다!!!!!! 페로몬 트랩!!!!!!!!!!!!


뜯어보니 이렇게 길죽한 종이 묶음처럼 생긴 것이 왔다.
나는 10장 세트를 주문했는데
왜냐하면 제품 설명에 보니 1~2달 간격으로 교환해주는 게 좋다고 해서.
부엌 옆 창고방에 하나
부엌 냉장고 위에 하나
이렇게 2개를 설치해서 올 여름 안으로 아예 박멸을 할 예정임.
그래서 어떻게 설치를 하는건가 하니

글씨가 없는 하얀 면에 이렇게 얇은 종이가 붙어있는데,
이 종이를 떼어내고
글씨가 있는 면이 바깥으로 가게 접어주면 된다. (아래 영상 참조)

나는 아직도 초보 블로거의 마음가짐을 하고 있는지 ㅠㅠㅠ
이미 집 안에 다 설치한 후에
조립 방법을 찍어야 한다는게 생각이 나서
안에 있는 종이는 떼지 않고 접는 방법만 찍어왔음 ㅠㅠㅠㅠㅠ
언제쯤 중수 블로거가 될까.
아무튼,
그래서 이 트랩이 효과가 있느냐 물어보신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트랩을 설치하고 이틀 뒤에
이놈들이 얼마나 잡혔나 봤더니!!!!!
벌레사진 주의
벌레사진 주의
벌레사진 주의
벌레사진 주의


2주도 아니고 이틀동안 요단강을 건너간 나방들.
그래... 페로몬 때문에 죽어가는지도 모르겠더냐... 그래... 그렇겠지... (???)
이 트랩이 진짜 효과가 좋구나 하고 느꼈던게 뭐냐면,
트랩을 설치하려고 끈끈이 뒤에 있는 종이를 뜯었을 때
나방들이 어디선가 대여섯마리가 갑자기 나타났는데
트랩에 묻어있던 페로몬 냄새를 맡고 나타난 것 같았다.
그렇게 트랩을 설치한 다음 날,
잡아도 잡아도
몹 리젠되듯 어디선가 자꾸 튀어나오던 나방들이
갑자기 사라졌다.
이것 참 신기하다 하며 트랩을 봤더니
이 지경이 되어있었던 것. ㅠㅠㅠㅠㅠ 이틀만에!!!!!!
내가 고생했던 지난 달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아 그리고,
우리집은 강아지(5살이면 강아지는 아니지만 그냥 내새끼니까 강아지라고 부른다.)가 있어서
살충제도 안 뿌리는데
살충제 없이도 이렇게 쉽게 잡을 수 있다니 ㅠㅠㅠ 정말 너무 좋았다.
강아지나 고양이, 동물이 아니더라도
집에 아이가 있어서 살충제 사용을 못하는 집에서 사용해도 좋을 듯.
(반려동물이나 아이가 있는 집에 사용하기 좋다고 트랩 바깥 부분에 써있음.)
그리고 사진으로는 자세하게 안 찍었지만
동그랗게 펀칭 된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에 실을 매달아서 사용해도 된다고 한다.
매달아서 쓰면 효과가 더 좋은가?? 그건 모르겠다.
아무튼
내 돈 주고 산 물건 중에 진짜 최고다. ㅠㅠㅠ
화랑곡나방, 쌀나방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 이거 꼭 사세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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